대학 졸업반들의 제주도 뚜벅길 200226
아침 9시! 기상! 친구가 준 타투스티커 목에 붙였다. 나름 갠지.
오늘의 계획은 제주도현대미술관-오설록 티뮤지엄-제주조각공원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코로나였다. 코로나 발발 후 사그라드는가 싶더니 신천지로 인해 급속도로 증가하는 것이 불과 우리 여행 몇일 전. 그래서 그런가 제주도현대미술관 신나게 향했는데 문을 닫았더라.
와 진짜 사진볼 때마다 화나네...
딱 우리 25일 오는 날부터 저래서 너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니 이러다가 우리 가는 곳 다 문 닫는거 아니냐며... 그래서 진짜 걱정하면서 오는 길에 택시아저씨가 추천해줬던 바로 근처에 있는 '방림원'에 갔다. 거기는 야생화 박물관이었는데 2월 말이라서 꽃이 많이 없었다. 그리고 심지어 외부 정원은 공사 중(!) 이라서 못 간다고 해서 직원 분이 청소년 가격에 들여보내줬다.
이 날 엄청 조금 여우비마냥 물이 조금 떨어지긴 했는데 구름도 적당히 끼고 햇살 비치고, 그래서 기분 좋았다. 그래서 친구랑 사진 이날 엄청 찍었더랬지. 여기서 찍은 사진만 무려 300장 ... ! 근데 그만큼 나의 인생사진도 많이 나왔더랬다.
그러고 근처에 있는 식당가서 밥을 먹었다. 밥은 쭈구미를 추가한 ... 음식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하여튼 엄청 맛있고 양이 많았다. 쭈구미를 추가했는데 양이 너무 적게 남아서 3000원 정도 더 싸게 받았다. 오늘은 할인 투어.
호로록! 진짜 맛있었다.
이거 호닥 먹고 오설록 티뮤지엄으로 출발! 가는 길에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너무 배차간격이 커서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콜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갔다. 여기와서 매번 느낀 것이지만 여기 택시 아저씨들은 여행객들에게 계속 말을 거시면서 장소 추천해주시던데 말이 많은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여행 온 기분이 나서 좋은 게 더 컸다 ... !
오설록 티뮤지엄은 진짜 걷기 좋았다. 이 시간에 하늘도 되게 맑아지면서 공기도 좋고~ 그래서 여태 가는 곳마다 사람이 없었는데 여기는 사람이 좀 많은 편이었다. 사실 여기에 카페 후식 먹으러 온 곳이라서 뮤지엄 내부를 둘러보지는 않고 호다닥 카페에 가서 먹을 것을 시켰다.
이 셋 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것은 한라봉 오프레도가 진짜 맛있었다. 이게 단품으로는 7500원인가 그래서 너무 비싼 거 아닌가- 했는데 그 값하는 것마냥 진짜 맛있었다. 이 오프레도 말고 아이스크림이랑 롤케잌은 다른 오설록에서도 먹을 수 있던 거라서 엄청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그러고 나서 다음에 조각공원을 가려고 했는데 원래 우리가 가려고 했던 제주조각공원은 밤이 더 예쁜 거 같아서 야간으로 티켓을 끊어놨었는데 오설록을 나오니까 2시 반 정도밖에 안 되어서 조금 고민했다. 그래서 공원은 다음에 가기로 미루고 지금은 어디갈까 잠시 고민했는데 소인국 테마파크가 근처에 있었다 ... ! 배도 너무 부르고 졸린데 이대로 숙소에 가기엔 아쉬워서 바로 근처라서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찍었던 풍경.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없고 그냥 노래틀고 걸어다녔다. 30여 분쯤 걸어서 소인국 테마파크에 도착했다. 진짜 엄청 어릴 때 가서 사진 찍었던 게 기억나는데 그 때랑 엄청 크게 다를 바가 없어서 놀랐다.
쟌! 여기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대신 가족단위로 온 몇명만 있었는데 그래서 친구랑 둘이 같이 찍고 싶어서 부탁 한 번했었다. 아주 잘 찍어주셔서 뿌듯. 감사했습니다. 매번 찍어달라고 하기 무서워서 맨날 핸드폰을 잘 세워서 노트펜으로 눌러서 찍거나 타이머로 사진 찍었다. 눈물의 똥꼬쇼. 그랬는데 그래도 잘 나와서 지금 생각해보면 추억이다.
그리고 역시 2월이라 동백꽃도 다 떨어져서 바닥이 예뻤는데 그래도 아직 피어있는 거 보니까 기분이 좋더라. 그리고 동백꽃 너무 예뻐. 짜릿해. 늘 최고야.
소인국 테마파크 다 보자마자 집에 택시타고 왔는데 5시쯤 이었다. 방도 아주 좋았고, 따뜻했다. 친구랑 더블 베드 쓰는 줄 알았는데 한 침대여서 놀랐고 우리 말고 아무 손님도 없다는 것에 2차 충격. 그래도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맞이해주면서 힘든 시기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 전날 온천 옆과 다른 숙소로, 그 전 숙소는 펜션같았고 지금은 호텔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날 하루종일 나는 배낭, 친구는 캐리어를 끌고 돌아다녔음)
그러고 집에 오자마자 갈아입고 자다가 느즈막히 일어나서 치킨 시켜먹음. 맛있었는데 사진이 없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