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가 되는 기분 200416
저번에 같이 사는 룸메이트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게 된 날이 있었다. 그래서 대접(?)하는 의미로 전 날 대충 레시피를 보고 해봤던 무려 '에그인헬'을 만들어 드렸는데, 그 친구 분께서 나의 요리가 계속 생각난다며 먹으러 오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셨다는 것!!! 그래서 내가 요리라곤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데 기억난다며 또 해달라고 하니 기분이 좋으면서 마치 내가 솊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어서 행복해졌다.
사진은 룸메이트가 찍어줬다. 맛있어 보이지 않는가. 버터에 식빵 9조각 다 굽고, 에그인헬까지 완성해서 대접한 바로 이것. 저 음료수는 오렌지주스랑 보드카를 섞어서 룸메이트가 만들어줬다. 룸메이트는 조주기능사자격증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맛있게 먹을 수 있음.
에그인헬 레시피 (나만의)
- 양파, 마늘, 파를 다 잘게 썰어서 기름에 볶아준다
- 약간 노릇해진 느낌이 들면 잘게 썬 베이컨 투하
- 그리고 여기에 소금, 후추를 두 바퀴 둘러 준다
- 들어간 재료가 다 익었다 싶을 때 버터 두 숟가락 투하
- 보글보글 끓어서 버터가 다 녹아서 없어졌다 싶을 때, 토마토 소스를 재료가 약간 보일 정도로 투하
- 한번 휘저어 섞어 주고, 계란을 원하는 만큼 (나는 보통 4개) 깨서 넣어준다 (젓지 말 것!)
- 치즈가 있다면 위에 치즈를 올리고 바질 좀 많이 뿌려준다. (바질 적게 뿌리면 아무 맛도 안 나요)
- 뚜껑을 덮어서 5분 정도 기다려 준다. (계란 수나 양에 따라서 시간이 달라지니까 눈치껏)
나만의 레시피로 완성된 에그인헬. 때깔을 보아라 으하하! 여기에 식빵 구운 것이 아니라 마늘빵 같은 거 곁들여도 맛있다. 혹시 버섯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버섯도 추가해먹어도 좋음. 룸메이트가 버섯싫어해서 못 넣어 먹었다.
이렇게 다 같이 내가 만든 요리를 즐겨주니까 기분이 좋다고 했더니 친구가 셰프 기질이 있다고 해줬다. 너무 웃기다. 재료 손질 제대로 못 하는 셰프... 칼질 하는데 좀 익숙해져야지... 나중에 진짜 할 거 없으면 요리 빠르게 배워서 양식 자격증 한 번 도전해봐야 겠다. 다음엔 파스타 레시피도 올려봐야지
그리고 첫 문단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이 요리를 먹으러 온 친구와 친한 사이가 아니다. 이럴 때는 술이 빠질 수 없지! 그래서 내 요리를 먹고 우리 집에 오는 대가로 '잭다니엘 허니'를 사왔다. 먹어봤는데 진짜 꿀향에 달달한 맛이 나는데 초반에 불 먹는 느낌은 그대로 있다. 40도,,,이기 때문이다. 샷으로 먹는 거는 먹을 때 엄청 아프고 먹고 나서 코랑 입으로 푸아-하는 느낌이 나오는데 얘는 좀 덜했다. 술치고 단 편이기도 해서 좋더라, 그리고 다음 날 숙취 없다. 비싼 술은 이래서 좋다.